33 / 해단
자살하고 싶을 정도로 무더운 여름 날,
정우진은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살과 함께 빛나고 있었다.
“선배, 제가 밥 사줄게요.”
“뭐?”
“비싼 거.”
그날, 친하지도 대화 한 번도 제대로 해 보지 못했던 정우진을 따라간 건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.
낯선 곳에서 눈을 떴을 땐, 정우진과 나밖에 없는 무인도였고 옷도 핸드폰도 모두 빼앗긴 채 감금된 상태였다.
아무리 도망치려 발버둥 쳐봐도 결국 정우진은 나를 찾아냈다.
욕을 하고 화를 내 봐도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은 말이었다.
“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!!”
“사랑해요, 선배.” “제발 저 좀 봐주세요.”
난 정우진에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