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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려다보는 시선
가난을 벗어날 방법은 공부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영원은 중학교 3년, 고등학교 2년 내내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다. 남은 1년 동안 늘 그랬던 것처럼 계획대로 살려는 영원의 앞에 모두가 좋아하고, 또 어려워하는 유선우가 나타난다. 같은 중학교를 나왔지만 말 한마디 해 본 적이 없는 유선우는 영원을 잘 아는 것처럼 나긋하게 아는 척을 해 오고, 친해지고 싶다며 노골적인 관심을 보인다. 저와 친구 사이를 질투하는 것처럼 심한 말을 하기도 하고, 또 나긋하고 다정하게 굴며 위로하는 유선우에게 영원은 속절없이 흔들린다. “다시 되돌리고 싶으면 거짓말이어도 되니까 날 좋아한다고 해.” "넌 내 첫 번째 불행이고, 반항이고… 또," "사랑이야.” 시선이 마주하면 서로를 향해 손을 뻗겠지?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아주 작은 틈도 싫으니까. 늘 나는 너를 망설임 없이 가득 품에 안고 너의 모든 것을 떠올릴 거야. 네 목덜미에서 나는 좋은 향을, 내 머리를 쓰다듬는 너의 부드러운 손길을, 이름을 부르면 돌아오는 너의 다정한 목소리를. 그리고 귓가에 닿는 웃음과 언제나 나를 사랑하는 너의 따뜻한… 내려다보는 시선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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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녀의 이중생활
요즘은 그야말로 외모도 실력인 세상. 우리의 주인공 한소이도 그 맛을 일찍 알게 되었다. 출근할 땐,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힘을 주어 회사에선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실력 있는 패션 에디터지만, 퇴근 후 집에선 너덜너덜하고 지저분한 홈웨어에 배달 아저씨도 무시하는 추녀로 변신한다. … 아니 돌아온다(변신은 아침에 하는 걸로). 그녀의 취미는 온갖 패스트푸드에 둘러싸인 채 혼자 드라마를 보는 것. 그 시간만큼은 어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 온전히 그녀만의 세상이다. 그런데 어느 날 옆집으로 이사온 남자가 있다. 키는 멀쩡하게 큰데 몇 달은 빨지 않은 것 같은 더티하고 꾀죄죄한 홈웨어에, 만사 귀찮은 듯한 표정… 둘은 서로를 보고 피차 ‘더럽다’고 생각하지만 둘의 모습은 너무나 닮아 있다. 하지만 이 꾀죄죄한 남자가 사실은 이번에 자기가 취재해야 할 그 유명한 꽃미남 스타작가, 포캣츠라는 걸 한소이는 꿈에도 모른다. 왜냐면 그 남자는 꽃미남이라기엔 너무나도 더티하기 때문에… 너무나 흡사한 둘, 그들 사이의 설레는 에피소드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