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은탁 / kwvh / 이현성
세상이 멸망했다. 또다시.
천 번에 가까운 회귀를 거듭하며 세계 멸망을 막아 보고자 아무리 용을 써도,
나는 결코 결말을 바꿀 수 없었다.
이제는 지친다. 회귀도 지긋지긋하다.
이번에는 몇 살로 회귀할까.
회귀 따위, 다시는 하고 싶지 않은데.
“으다앙.”
잠깐!
뭐야, 이 목소리는!
뭐야, 이 단풍잎처럼 작은 손은!
“누가 이런 갓난아기를 갖다 버린 거야?”
이번 생은 갓난아기로 회귀해 버렸다!
그것도 세계를 수천 번 멸망시키고 있는 장본인인, 루카스의 저택 앞에서!
갓난아기라니! 팔도, 목도 제대로 못 가누는 갓난아기라니!
아니지, 잠시 진정하고 생각해 보자.
이번 생이야말로 루카스 곁을 밀착 감시하면서 세계 멸망을 막을 수 있는 엄청난 기회일지도 모른다.
날 경계하고 긴장해라, 루카스.
이번엔 네놈이 이 세계를 멸망시키지 못하도록 할 테니까!
나는 소리를 높여 악랄하게 깔깔 웃었다.
아하하하하. 아하하하하!
“까르르르.”
“어머나. 우리 아기님은 웃음소리도 귀여우시네.”
젠장!