윤소다 / 윤유은
“우리, 이혼해요.”
사랑 없는 계약 결혼 생활에 지쳐 이혼을 입에 올렸다.
붙잡아 주길 바랐던 건 헛된 희망이었음을 증명하듯 남편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돌아섰다.
남남이 된 지 5년. 집에서 등 떠밀려 나간 맞선 자리에서 전남편을 만났다.
접지 못한 마음을 어쩌지 못해 보낸 충동적인 하룻밤이 겨우 되돌린 일상을 뒤흔든다.
“네 거였으니까 막 써도 된단 게 먹고 버려도 된다는 뜻은 아니었어.”
사냥감을 좇는 맹수처럼 맹렬히 직진해오는 그를 피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했다.
“결혼해, 다시.”
이미지 쇄신이 목적인 남자의 손을 덥석 잡아버린 게 문제였을까.
“우린 반드시 불행한 끝을 맞이하게 될 거예요.”
몸만 섞고 마음은 없다고 할지라도.
“그 불행의 끝. 가 보고 싶은데, 나는.”
그게 얼마나 위험하고 무모한 짓인지 잘 알면서도,
우리는 재혼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