해마 / 쇠방망이 / 박오롯
“전하, 그럼 저랑 내기하실래요? 제 하녀의 이름도 한 달 뒤에 잊고 계실지, 아닐지.”
“그나마 다행이네. 눈 한번 마주치기가 어려운 하녀님이신데, 이름은 외우기 쉬운 편이라.”
리아나 시어도어는 주제를 아는 하녀였다.
제가 모시는 아가씨가
자신이 짝사랑하는 황자와 한 내기마저 납득할 만큼.
하녀가 황자를 마음에 품다니, 가당치도 않지.
그래서 짧은 짝사랑을 접으려고 했는데.
“일리드 황자 전하가 마니쉬로 각성하셨습니다.
신관의 명에 따라 그를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존재,
아라드나인 리아나 님을 모시러 왔습니다.”
그가 자신이 없으면 죽는 몸이 되었단다.
"리아나, 왜이렇게 늦게 왔어."
"다시는, 날 혼자 두고 가지 마."
푸른 눈동자 속엔 겁먹은 자신의 얼굴이 담기자,
그는 천사 같은 얼굴로 살포시 웃어 보였다.
집착의 시작이었다.